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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뜨면 없어라

Posted by yourmuse 분류없음 : 2009/09/30 23:19

김한길의 '눈뜨면 없어라'는 책은 내가 MBA에 오면서 들고 온 책중에 업무나 학업에 상관없는 몇 권 안되는 책중에 하나이다. 촌스러운 녹색 표지의 이 조그마한 문고판 책은 그러나 나의 처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.

희망적인 미래 가치를 현재 가치로 할인한 NPV를 극대화 시키는 전략에 살아가는 하루하루 속에서, 문득 내가 생각했던 할인율이 실제로는 훨씬 더 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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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혼생활 5년 동안,

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그 절반쯤이었을 것이다.

그 절반의 절반 이상의 밤을 나나 그녀 가운데 하나 혹은 둘 다

밤을 새워 일하거나 공부해야 했다.

 

우리는 성공을 위해서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.

모든 기쁨과 쾌락을 일단 유보해 두고,

그것들은 나중에 더 크게 왕창 한꺼번에 누리기로 하고,

우리는 주말여행이나 영화구경이나

댄스파티나 쇼핑이나 피크닉을 극도로 절제했다.

 

그 즈음의 그녀가 간혹 내게 말했었다.

"당신은 마치 행복해질까 봐 겁내는 사람 같아요."

그녀는 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.

"다섯 살 때였나봐요.

어느 날 동네에서 놀고 있는데

피아노를 실은 트럭이 와서 우리집 앞에 서는 거예요.

난 지금도 그때의 흥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.

우리 아빠가 바로 그 시절을 놓치고

몇 년 뒤에 피아노 백 대를 사줬다고 해도

내게 그런 감격을 느끼게 만들지는 못했을 거예요"

 

서울의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내게 이런 편지를 보내시곤 했다.

"한길아, 어떤 때의 시련은 큰 그릇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,

대개의 경우 시련이란 보통의 그릇을 찌그러뜨려 놓기가 일쑤란다"

 

anyway,

미국생활 5년만에 그녀는 변호사가 되었고

나는 신문사의 지사장이 되었다.

현재의 교포사회에서는 젊은 부부의 성공사례로 일컬어지기도 했다.

방 하나짜리 셋집에서 벗어나,

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3층짜리 새 집을 지어

이사한 한 달 뒤에,

그녀와 나는 결혼생활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만 했다.

바꾸어 말하자면, 이혼에 성공했다.

그때 그때의 작은 기쁨과 값싼 행복을 무시해버린 대가로.

 

김한길, '눈뜨면 없어라' 中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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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10/01/30 14:13 매눌쓰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여보, 그러니까...있을 때...잘해...ㅎㅎㅎ

예전 회사에서 입사 초기 있었던 선배와의 대화 시간에, '성공한' 그 선배는 프로젝트가 끝날 때 마다 '자신의 수고에 대한 보상'으로 그동안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스스로에게 선물한다는 말을 했었다.
그 당시에는 그냥 그럴듯 한 말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었다.
'자기 보상' 이라는 개념이 그런데 내 맘속에도 꼭 박혀 있었나보다.

I. 여권에 찍힌 도장
나도 정신없이 지나갔던 첫 프로젝트가 6개월만에 끝나자,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겨우겨우 휴가를 내고 여행을 다녀 온 뒤, 여권에 찍힌 도장을 보게 되었다.
'그래, 나는 프로젝트가 끝날때 마다 여권에 도장을 하나씩 찍자'
그 뒤 2년간 나에게 '셀프 선물'은 여권에 찍힌 도장들이 되었다.

II. Leica
얼마의 시간이 지나고,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고, 또 여러번의 우여곡절 끝에 이직에 성공하게 되었다.
이번엔 내 스스로에게 좀 더 큰 '보상'이 필요할 것 같았다.
나는 전부터 꿈꾸던 Leica 카메라를 나에게 선물했다. 나의 허영심을 충족시킬만한 큰 선물이었다.

III. 또 Leica
회사를 옮기고, 이제 단기 프로젝트가 위주이고, 노동강도가 눈에 띄게 낮아지게 되자
더 이상 프로젝트 끝날 때 마다 여권에 도장을 찍는 선물을 한다는게 계면쩍어졌다.
'셀프 선물'은 이제 잊혀진 듯 했고, 오히려 Leica 카메라는 진학 준비 자금 마련을 위해 팔려나갔다.
2년여를 전전 긍긍하다, 드디어 모든 프로세스를 끝냈을 때 나는 나를 다시 위로(격려)해주고 싶어졌다.
그리고 다시 Leica를 들였다. 역시 '셀프 선물'이었다.

IV. 최대의 선물
예상, 또는 기대와 달리 1년여의 시간이 더 흘러 정말 진학 프로세스가 끝났지만, 이번엔 '셀프 선물'을 준비하지 않았다.
이제 더 이상 인생이 self도 아니고, 주위에 family가 생겼기 때문이다.
그리고 이제 '셀프 선물' 대신에 선물을 주는 것에 행복해 할 사람도 곁에 있다.
더더욱 중요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 on 'delivery'라는 사실이다.
(오히려 Leica는 내쳐질 위기에 쳐해져 있다)

V. Illy Coffee
오늘 아침, 간만에 20분 일찍 출근하면서, 좋아하는 일리 커피를 한 잔 샀다.
간만에 하는 '셀프 선물'이다.

사용자 삽입 이미지

태그 : illy, Leica, 선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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